영화리뷰

영화 <완벽한 타인>과 원작 비교 - 동서양 문화 차이

dailyboi 2025. 2. 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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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t;완벽한 타인&gt; 포스터
영화 <완벽한 타인> 포스터

영화 <완벽한 타인>은 스마트폰이라는 사물을 통해 인간관계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이 작품은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Perfetti Sconosciuti, 2016)>를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한국 사회에 맞게 각색이 더해져 동서양 문화 차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원작과 비교하며, 한국판 <완벽한 타인>이 담고 있는 인간 심리와 문화적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같은 게임, 다른 결말

<완벽한 타인>과 원작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같은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중, 한 친구가 흥미로운 게임을 제안합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공개하는 게임입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전화가 오면 스피커폰으로 모두가 듣게 하고, 문자나 SNS 메시지가 오면 함께 읽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별일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친구들이 감추고 있던 비밀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갈등이 폭발하면서 관계가 흔들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원작과 한국판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캐릭터들의 성격과 반응, 그리고 결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각색이 아니라,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각 사회가 인간관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드러납니다. 두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결말에서 나타납니다. 원작에서는 게임이 끝난 뒤 친구들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합니다. 겉으로는 평온한 모습을 유지하지만, 관객들은 이들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원작은 인간관계를 현실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반면, 한국판 완벽한 타인은 조금 더 희망적인 방향으로 결말을 맺습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도 친구들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차이는 한국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체면과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가 강하기 때문에, 큰 갈등이 있었다고 해서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기보다는 어떻게든 이어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점이 영화 속에서도 드러납니다. 결국 두 영화는 같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지만, 각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반영하면서 다른 분위기와 결말을 만들어냅니다. 원작은 인간관계를 더 차갑고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한국판은 관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완벽한 타인이 보여주는 동서양 문화적 차이

<완벽한 타인>의 이탈리아 원작에서는 서양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등장인물들은 부부 관계보다도 자신의 개별적인 삶을 더 중시하는 모습을 보이며, 비밀이 밝혀져도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반면, 한국판에서는 동양 문화인 가족과 체면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 에바(한국판 연희 캐릭터)는 자신의 불륜 사실을 크게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이지만, 한국판에서는 체면을 지키려는 갈등과 감정 폭발이 강조됩니다. 이는 서양에서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문화와, 동양에서 가족과 명예를 중요시하는 문화 차이를 반영합니다. 이탈리아 원작에서는 친구들끼리 비교적 솔직한 태도를 보이며, 비밀이 드러나도 감정을 조절하며 논리적으로 대화합니다. 하지만 한국판에서는 갈등이 격화되며 감정적인 폭발이 더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부부 사이에서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면에서, 원작의 부부들은 대화로 해결하려 하지만, 한국판에서는 화가 폭발하고 직접적인 감정 표현이 더욱 강조됩니다. 이는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비밀이 폭로될 경우, 그 충격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비밀은 꼭 나쁜 것인가?

이 영화가 던지는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는 “비밀이 꼭 나쁜 것인가?”입니다. <완벽한 타인>은 등장인물들 모두가 크고 작은 비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비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누군가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비밀을 만들고, 누군가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며, 어떤 비밀은 알지 않는 것이 오히려 평화를 유지하는 길이 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의 핵심은 제목처럼 완벽한 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 부부, 가족이라 해도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알 수 없으며, 오히려 모르는 것이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 영화가 더욱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단순한 기기가 아니라, 우리의 또 다른 자아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하나만 열어도 상대방의 비밀, 취향, 사생활을 모두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는 그 모든 정보를 감당할 수 있을까요? <완벽한 타인>은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것을 넘어서,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비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그리고 그 비밀이 과연 꼭 나쁜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동서양의 문화 차이가 반영된 한국판과 원작을 비교하며, 우리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 솔직함과 체면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인간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 게임에 참여할 수 있을지, 비밀이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더 행복할지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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