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사랑을 갈구하며 살아간 한 여성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마츠코의 인생을 살펴보고 마츠코의 모습 속에서 보이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평생 사랑을 찾아 헤맨 마츠코의 인생
마츠코(나카타니 미키)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애쓰는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에게는 항상 동생이 우선이었습니다. 동생이 아프다는 이유로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동생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마츠코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더욱 애를 썼습니다. 그녀는 '내가 웃으면 사랑받을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항상 밝은 모습을 보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억지웃음이었고, 진짜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조건부 사랑을 경험한 마츠코는 사랑을 받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그녀의 인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그녀는 평생 사랑을 찾아 헤맵니다.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 주기만 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으며,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사랑을 얻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바라는 것은 단순한 사랑이 아닙니다. 조건 없는 사랑,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주는 사랑이었습니다. 마츠코는 사랑을 꿈꾸지만 현실은 늘 그녀를 배신합니다. 첫사랑에게 상처를 받았고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랑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자신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남자친구에게조차 애정을 갈구합니다. 그는 마츠코를 때리고 모욕하지만 그녀는 그마저도 '사랑받고 있는 증거'라고 믿으려 합니다. '이 사람도 나를 사랑하긴 하는 거야.'라며 스스로를 속이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운 관계를 이어갑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순했습니다. 그냥 사랑받고 싶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사랑받는 법을 몰랐고 사랑을 주는 사람을 알아보는 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사람들에게 의지하며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듭니다. 그렇게 마츠코의 인생은 평생 사랑을 찾아 끊임없이 헤맵니다. 하지만 그녀가 만나는 사람들은 그녀를 이용하거나 상처를 줄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정말 불행했을까?
마츠코는 결국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초라한 집에서 홀로 생을 마감합니다. 그녀의 마지막은 쓸쓸했고 아무도 그녀를 찾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세상은 마츠코를 잊어버린 듯했습니다. 오랜 시간 사랑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아무도 그녀의 곁에 남아주지 않았습니다. 그녀가 꿈꾸던 행복한 결말도 없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마츠코의 인생은 철저히 불행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사랑받기 위해 애써야 했고, 성인이 된 후에도 사람들에게 버려지고 배신당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마츠코의 인생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여다보면 그녀가 지나온 길은 온통 가시밭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삶을 단순히 '불행했다'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요? 분명 마츠코는 상처받고, 버려지고, 외롭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인생을 이루고 있었던 것은 단순한 불행만이 아니었습니다. 마츠코는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사랑을 원했습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갔으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행복을 찾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짧았지만, 그녀는 분명 행복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그녀를 떠나거나 그녀를 상처 입혔지만 사랑을 나누었던 순간만큼은 마츠코에게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록 그 사랑이 오래 지속되지 못했더라도 마츠코는 그 순간만큼은 누구보다도 행복했을 것입니다. 그녀는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웃었으며, 삶을 나누는 기쁨도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마츠코의 인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불행과 행복을 단순히 나눌 수 있는 문제일까요? 마츠코의 조카 쇼(에이타)는 그녀의 삶을 돌아보며 이렇게 묻습니다. '마츠코 이모의 인생은 정말 불행했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마츠코의 삶에 대한 것만이 아닙니다. 사실 이 질문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인생을 쉽게 판단하지만, 과연 한 사람의 삶을 단순히 행복과 불행이라는 두가지의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마츠코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했지만 그녀가 살아온 삶 자체가 무의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랑을 찾아 헤맨 시간이 있었고 가슴 뛰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자신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갔습니다.
그녀의 모습 속, 우리의 모습
마츠코의 삶은 극단적이고 영화적인 요소가 가미된 캐릭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녀의 모습 속에는 우리의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받고 싶어 합니다.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우리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존재의 의미를 확인받고 싶어 합니다. 마츠코가 끊임없이 사랑을 찾아 헤맸던 것처럼 우리도 살아가면서 사랑을 찾고 때로는 실망하고 상처받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합니다. 어쩌면 마츠코가 너무 극단적인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했기 때문에 그녀의 삶이 불행해 보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그녀가 원했던 것은 누구나 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그저 사랑받고 싶었고 누군가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마츠코는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사랑을 향해 달려갔고 비록 그것이 그녀를 더욱 불행하게 만들었을지라도 그녀는 사랑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사랑을 찾아야 할까요? 마츠코의 인생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나는 지금 진짜 행복한가?', '나는 내 삶을 온전히 살고 있는가?' 우리도 마츠코처럼 사랑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와 같은 길을 걷지 않도록, 혹은 그녀보다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그녀의 삶을 통해 배우고 고민해야 합니다. 마츠코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그녀의 삶을 기억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사랑을 찾아 헤매던 그녀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모습과 겹쳐 보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행복은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츠코처럼 사랑을 찾아 헤매는 과정 속에서도 행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사랑을 놓아야 할 순간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우리의 삶을 우리가 주체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마츠코의 인생은 단순한 비극으로만 기억될 수 없습니다. 그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사랑했고 누구보다도 강하게 삶을 살아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가 끝났어도 그녀를 기억하는 순간, 그녀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의 답을 찾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몫입니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년, 다시보는 영화 <미녀는 괴로워> (스토리, 명장면, 재평가) (1) | 2025.02.20 |
---|---|
한국 공포영화의 전설, <여고괴담> 시리즈 (개요, 특징, 영향) (0) | 2025.02.19 |
일본의 풍경이 잘 드러나는 영화 소개 (도쿄,교토,시골) (0) | 2025.02.17 |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가 청춘들에게 주는 교훈 3가지 (0) | 2025.02.17 |
판타지 영화 <반지의 제왕> 세계관 완벽 해설 (배경, 인물, 설정) (0) | 2025.02.16 |